한♥노 : 국제커플이야기/노르웨이에서 보고 느낀 것들

노르웨이에서 배관공부르기 (Feat. 2,200,000원)

노르웨이펭귄🐧 2019. 7. 1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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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에서 배관공부르기 (Feat. 2,20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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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슬픈 이야기를 포스팅합니다... 눈물주의 ㅜㅜ





노르웨이의 따뜻한 물 시스템은 한국과 달리 물탱크에서 가져오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한 번에 따뜻한 물을 사용할 수 있는 양이 정해져있고,

따뜻한 물을 다시 사용하고 싶으면 탱크에 따뜻한 물이 채워질 때까지 몇 시간 기다려야한다.



아무튼...

노르웨이 결혼식이 끝난 직후 바군은 우리집 싱크대 밑에 있는 물탱크에서

물을 얼마나 사용했는지 궁금했는지 사용량을 체크했다.





근데 최근 1시간 동안 화장실 물내리고 손 씻는 것 말고는 물을 쓴 적이 없는데

시간당 6L라고 찍힘을 발견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의문을 갖게 된 바군... 호기심이 왕성한 바군은

그 순간 이후로 싱크대 밑에 머리를 박고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 여보... 거기서 뭐해...ㅜㅜ 그만 보고 좀 나와봐...... >






이렇게 머리 박고 들여다보고 인터넷 써칭하고 다시 머리박기를 반복하던 바군은,

물이 새는 것 같다며 심각한 얼굴을 한다.


그리고는 삼촌 중에 배관공이었다가 은퇴한 분이 계시다며 그 분에게 무려..

영상통화를 걸어 ㅋㅋㅋㅋㅋ 우리집 배관을 보여주며... 뭐라뭐라 얘기하더니.







"우리 한시 빨리 배관공을 불러서 수도를 고쳐야할 것 같아."


라고 했다.



느낌이 쎄했다... 배..배관공을 불러야해?

여기 사람 부르면 비싼 노르웨이자나 ㅠㅠ


우리 집 이사오고 가구 사느라 돈도 다 썼잖아 ㅠㅠㅠㅠㅠ




하며 걱정걱정을 하고, 일단 견적이라도 받아보기 위해

노르웨이 버전 숨고 웹사이트에 글을 올렸다.



이런이런 상황이고 바군이 구글드라이브까지 만들어서 우리집 배관 사진이랑

동영상까지 다 찍어서 업로드해놓고 배관공들이 구글드라이브들어가서 다 볼 수 있도록ㅋㅋㅋ


그럼 배관공들이 보고 가격을 책정해서 오퍼를 준다.




그리고 배관공이 와서 고칠 때까지 임시방편으로 잘 때랑 밖에 나갈 땐 물 밸브를 잠그고 나가기로 했다.





그리하여 생긴 대문에 붙은 메모 ㅋㅋㅋㅋㅋㅋㅋ

바군이 급하게 써서 붙임ㅋㅋㅋ 저땐 몰랐는데 지금 보니... off에서 f도 하나 빠짐...

많이 급했나보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오퍼를 받은 가격들이 예상대로 어마어마 했다




가장 비싼 가격이 19,000kr(2,600,000원)부터

15,000kr(2,050,000원)까지 있었다.




내 이럴 줄 알았어ㅠㅠㅠㅠㅠ



(눈물펑펑이모티콘)

(눈물펑펑이모티콘)

(눈물펑펑이모티콘)


- 티스토리에 이모티콘이 없어서 자체 표현함-






그렇게 우리가 견적서에 어떤 것들이 포함되어있는지,

어떤 제품을 쓰는지, 경력은 어느정도 되는지 등등을 까다롭게 확인하고

그렇게 고르고 고른 배관공의 견적은 16,000kr(2,200,000원)이었다.



근데... 이 돈이 어디서 나오느냐가 문제였는데...





지난 달, 단기로 아르바이트를 했던 내가 힘들게 번 돈이 좀 있었고...

이번에 결혼할 때 축하한다고 받은 크로네도 좀 있었다.


그 돈 다 모으니까 무슨 짜고 친 것처럼 딱 16,000kr가 되었다 ^^^^^^

ㅋㅋㅋㅋㅋㅋㅋ 제발 꿈이었길 바랐지만 이것은 현실...^^^







그렇게 내가 노르웨이에서 처음으로 번 돈은 1크로네도 사용해보지 못하고

우리집 배관으로 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쒸익쒸익... 내가... 번 돈으로 건조기 사려고 했눈데...ㅜㅜ...















그리고 배관공이 오기 전 날, 배관공이 와서 바로 작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우리가 모든 준비를 해두어야한다며... 바군은 전 날 저녁부터 또 싱크대 밑에 머리를 박고...

나오질 않았다......



물탱크랑 파이프를 배관공이 와서 바로 수리 시작할 수 있도록 선반 자체를 다 떼어놔야 한다고 함..

ㅋㅋㅋ이런거...... 원래 배관공이 오면 알아서 떼고 고치고 다시 붙여주고 가는 것 아니었어...?

한국이 다시 그리워지던 그 순간이었다...









우리 바군 열심히 선반 떼는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중에 ㅠㅠㅠ 선반 떼내려면 꼭 필요한 공구가 있었는데 우리한테 없어서..

밤 11시에 이웃집 돌아다니며 겨우겨우 공구 빌려왔다...









불 켜져있는 집만 골라서 노크해가며 어렵게 구한 이 공구...















그리고 선반 바닥부터 옆 선반까지 다 떼어내는 데에 성공한 바군...









이렇게... 배관공이 올 준비를 다 마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군이 이러고 있는 동안 나는.. 지금부터 배관공이 수리를 끝날 때까지 사용할 물을 받았다.








결혼식때 쓴 물 디스펜서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에도 아주 잘 썼다.

하나는 주방에,








하나는 화장실에 두고 손 씻을 때 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모든 준비가 끝난 새벽 1시...

우리를 구해준 수호천사 이웃에게 공구를 돌려주며 맥주 한 캔과 메모를 남기기로 했다.







새벽 1시인 만큼 노크하지 않고 집 앞에 조심스럽게 놔둠ㅋㅋㅋㅋㅋㅋㅋ

잘 발견하셨길 바라며...










그리고 다음 날 아침 7시.

배관공이 벨을 누르는 소리에 우리도 기상ㅋㅋㅋㅋㅋ

원래 더 일찍 일어나려고 했는데 전날 피곤했는지 ㅠㅠ 늦잠자버렸다.






그리고 배관공이 가져온 새 물탱크.











몇 시간 정도 걸리냐고 물어봤더니 6~8시간 걸린다고 함 ㅋㅋㅋㅋㅋㅋㅋ

헐... 화장실 물도 못 내리니까 ㅠㅠ 우린 뭐하지 생각하다가 스웨덴에 다녀오기로 했다..

(심심하면 가는 스웨덴)




근데 와중에 깔끄미 바군은 배관공이 저 물탱크 해체해서 들어내면

저 바닥 꼭 청소하고 싶다며....... 이번 기회가 아니면 저 물탱크 바닥은 청소할 수 없는 거라며...

기여코 기다렸다가 청소까지 싹 다 함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스웨덴에 가서 실컷 쇼핑하고 집에 가는 길, 저녁 7시에 배관공에게 전화옴

이제 끝났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시간 걸림ㅋㅋㅋㅋㅋㅋㅋ


하루 일하고 2,200,000원이라는 말에 나도 배관공이 되고싶어!!라는 마음을 철없이 먹어보았지만

그 마음이 바로 사라지던 그 순간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우리가 집에 도착한 시간은 저녁 7시 30분.






정신없는 파이프랑 호스가 잘 정리되었다.

그리고 물 사용량 시간당 0L도 바군이 바로 확인완료 ㅋㅋㅋㅋㅋㅋ




자 이제 다 끝난 것 같지만.. 끝날 때 까지 끝난 것이 아닌 것...

선반을 다시 조립해야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원래 있던 물탱크랑 디자인이 달라서 선반에 구멍을 내야됨...

우리 바군은 테라스로 선반과 톱 들고 나가서 구멍내고 썰기 시작...








그렇게 해서 바군이 구멍 퐁퐁 내고 다시 조립한 선반...










내 피와 땀이 다 여기로 모였구나!!! (해탈)









그렇게 원래대로 있던 물건들을 다시 선반 안에 넣어두었다.

눈으로 차이가 보이지 않으니 더더욱 이백이십만원이 공중으로 사라진 느낌...



그리곸ㅋㅋㅋㅋㅋㅋㅋ 이 배관공이 나중에 얘기해준건데...

전주인이 여기다 뭔 짓을 한거냐고 도대쳌ㅋㅋㅋㅋㅋㅋ

물이 새거나 문제가 생기면 바로 물을 끊어버리는 경보알람 시스템을

반대로 설치해놓았었다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행히 운이 좋아 경보알람이 울릴 일은 아직까지 없었지만,

있었다면 알람은 당연히 울리지 않았을거고

그럼 우린 바로 알아채지도 못하고 더 큰 일이 났을 거라며... 후아...





바군이랑 같이 다시 전주인 욕하다가 그래도 이젠 물 관련해서 걱정할 일은 없으니 됐다고...

억지로 마음을 가라앉혔다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문에 붙여둔 밸브 잠그고 나가라는 메모는 뜯어서 버려버림




아무튼 이렇게 우리의 이백만원 넘는 돈이 이렇게 순식간에 없어져버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돈이란... 돌고 도는 것... 나에게 얼른 다시 돌아오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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