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디 7,700km ✈︎ 그래도 사랑하니까/노르웨이 : 180531~180830

노르웨이 일상 : 우리에게 라자냐란...

노르웨이펭귄🐧 2018. 9. 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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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일상 : 우리에게 라자냐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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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라자냐라는 음식은 슬픈 음식이다.

지금까지 내가 노르웨이에 방문한 횟수가 총 3번인데, 그 3번 다 마지막 날 음식으로 라자냐를 먹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슬픈 장소는 오슬로 가르데모엔공항 혹은 인천공항.

하지만 우리가 재회를 하게 되는 기쁨의 장소 또한 오슬로 가르데모엔공항 혹은 인천공항이라서..

공항은 애증의 장소이지만,


라자냐는 빼박 슬픈음식이다.




8월 29일, 우리의 마지막 저녁 메뉴는 묻지 않아도 우리 둘 다 알고 있었다.

라자냐.






씻고 나오니 이미 바군이 만들기 시작한 라자냐.

토마토소스 붓고 각종 야채와 다진고기 넣어서 볶어준다.








블랑이 너무 마시고 싶어서 블랑 한 캔씩 하는 중.








사실 그동안 바군이 음식하는 것에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는데

블로그 시작하면서 과정을 사진찍기 시작하니까 ㅋㅋㅋ 이제 알게 되었다...

라자냐가 굉장히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는 것을.......😂



옆에서는 토마토소스 볶고 옆에서는 화이트소스를 만들어야해서... 불도 두 개 사용.








버터도 이렇게나 많이 들어가는 음식이었군...🤔








우리는 후추 좋아하니까 후추도 팍팍 넣어서 끓여주고

눌러붙지 않도록 내가 잘 저어주고 ㅎㅎ







또 우리는 매운 것도 좋아하니까 ㅋㅋㅋ 매운 맛 첨가.











오븐용 용기에 차곡차곡 순서대로 쌓아주면 된다.

난 이 과정도 처음 봄... 세 번이나 만들어줬는데 난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 미안해...😞








라자냐 면 깔아주고 토마토소스 부어주고 그 위에 화이트소스 부어주고...

또 라자냐 면 깔아주고







이렇게 토마토소스 또 깔아주고








이렇게 또 화이트소스 부어주고 ㅋㅋㅋㅋㅋㅋㅋㅋ 무한반복








또... 계속 깔아준닼ㅋㅋㅋㅋㅋ 이게 보통 일이 아니었구나..








내가 라자냐 면 너무 많이 들어가는 거 아니야?? 했더니 아니란다... 적당하다고 한다.

보기엔 내용물이 너무 적은 느낌인데... 🙄








라자냐 면 또 깔아주기.

내 손보다 하얗고 예쁜 바군 손 ㅠㅠ









몇 겹을 깔아줬는지 기억도 안남...

이게 마지막 층이었다. 크레이프케익보다 더 번거로운 음식이다.. 라자냐...

안그래도 슬픈 음식인데 번거롭기까지 하다니...🤜








화이트소스 촤르륵 부어주고.







그 위에 오레가노를 촥촥촥 뿌려주는데 우리 바군 나 보기 전에 막 오븐으로 넣으려고 하길래

뭐야 나 사진찍어야 돼 ㅋㅋㅋㅋㅋ 하며 봤더니 하트 만들어둠ㅋㅋㅋㅋㅋ 😍









그렇게 오븐으로 직행. 우리 바군은 타이머 따위 맞춰두지 않아요.

그냥 대충 눈으로 보고 괜찮다 싶으면 꺼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항상 완벽함... 크으...👍












완성!

바군이 숨기려던 하트.. 미리 보길 잘했다.

오븐에서 나오니 하트는 어디에...?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바군은 항상 ㅋㅋㅋ 라자냐를 먹을 땐 갈릭브레드를 같이 먹는데,

이번에도 냉동 갈릭브레드를 마트에서 사왔다.


오븐에 넣고 조금 데워주면 끝나는 초간단 빵.








마지막 날 식사는 역시 야외에서.







갈라보니 아주아주 잘 만들어진 라자냐.








라자냐엔 와인이 어울리는 것 같다며..

레드와인 꺼내와서 한 잔씩 가볍게 마시기로 했다.


그리고 지난 번에 샀던 루꼴라가 남아있어서 그냥 같이 곁들여먹었는데

아주아주 잘 어울림. 현명한 선택이었다. 😋












우리의 마지막 음식 라자냐 ㅠㅠㅠㅠㅠㅠㅠㅠ

분명 맛있는 음식인데... 우리에게 괜히 이별음식이 되어버려서..

평소엔 라자냐 먹고 싶다고 입에 꺼내지도 않는다 ㅜㅜㅜ








갈릭브레드도 완성되서 꺼내옴.

그냥 보기엔 바게뜨같이 생겼지만 안에 갈릭버터가 들어가있음. 라자냐랑 역시 잘 어울렸다.








잘 먹겠습니다.







라자냐가 우리에게 이별음식이 된 이유는,

바군이 항상 내가 노르웨이를 떠날 때 먼 길을 가야하니까...

그 때 배고프면 먹으라고 전 날 라자냐를 만들어서 싸줬었다.


노르웨이에서는 외식값이 비싸기도 하고,

공항 음식은 더 비싼데 맛도 없으니 바군은 만들어서 주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나보다.



그래서 작년 여름, 작년 겨울, 이번 여름까지... 내가 떠나기 전 날엔 저녁으로 라자냐를 먹었고,

그 다음 날 오슬로공항에 나는 항상 라자냐를 들고 갔다.


맛있는 음식인데, 평소엔 라자냐 먹자고 하지 못하는 이유가 이렇게 생겨버렸다.

이번이 마지막 롱디니까, 라자냐가 슬픈음식이 되는 날도 이번이 마지막이겠지.










그나저나 그 와중에 둘이 반을 먹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많이 먹음)

게다가 바군이 저 남은 것 다 싸줌ㅋㅋㅋㅋㅋㅋ 그 고생해서 만들었는데 내가 다 들고오니 미안했다...



우리의 이별식탁 ㅠㅠㅠㅠㅠㅠㅠ 눈물의 라자냐 ㅠㅠㅠ

하... 라자냐 = 슬픔 이라는 공식은 우리의 마음 속에 꽤 오랫동안 함께할 것 같다.

다음 번엔 만나는 날에 라자냐 먹자고 해야하나 ㅜㅜㅜㅜㅜ 힝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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