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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일상 : 이웃집에 이상한 언니가 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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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바군 퇴근 전에 족발을 삶기 시작한 나...
족발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재즈음악을 틀어놓고 족발 씻고 있는데..
우리 집 문 앞에서 누군가가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가 들림.
우리집 문이 이웃집 문이랑 꽤 거리가 멀어서
정말 우리집을 방문하지 않는 이상 누군가가 문 앞에 있을리가 없어 괜히 긴장하는데...
노크하는 소리가 들려서 얼른 문 열고 나가보니까
한국나이로 여덟, 아홉살 정도 되어보이는 여자어린이 두 명이 서있었다.
나 혼자 '아.. 노르웨이어 못하는데 이 친구들 영어 할 줄 아려나...' 생각하며 당황 ㅠㅠ
(노르웨이는 생김새가 어떻든 당연히 노르웨이사람일거라고 생각하고 누구나에게
노르웨이어로 대화를 시작한다. 한 번도 나에게 영어로 먼저 말 건 사람이 없었다 ㅎㅎ)
아니나 다를까 한 아이가 노르웨이어로 샬라샬라 하는데..............
내가 어떻게든 들어보려고 노력했으나 이해가 가지 않음 ㅠㅠㅠ
그래서 쏘...쏘리...... 했더니
한 친구가 천천히 서투른 영어와 노르웨이어를 섞어서(ㅋㅋㅋㅋㅋㅋ)
나에게 설명하는데...
괜찮아 내 영어도 굉장히 서투르단다........
그러나 둘 다 계속 대화 진행이 안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문 앞에 같이 서서 열심히 이해해보려고 노력하던 중,
마침내!!!!!!!!!
이 친구가 TV, Radio...라고 하는 말을 들음!!
그리고 리모컨을 누르는 동작을 보여줌!!!!!(진정한 바디랭귀지)
그래서 아!! 리모컨!!??? 근데 리모컨은 왜......??
하니까 배터리! 라고 얘기함ㅋㅋㅋㅋㅋㅋㅋㅋ
노르웨이어도 배터리인데 발음이 영어랑 좀 달라서 ㅠ
아마 처음에도 배터리 샬라샬라 얘기했을 것 같은데
노르웨이어도 영어도 서투른 나기에...ㅠㅠ 못 알아듣고 넘어갔었나보다.
그래서 배터리...달라고??????
했더니 빈 쇼핑백을 열어보이며 배터리를 달라고 함.
음 배터리를 왜 달라고 하지??? 배터리 수거해서 마트에 갖다주면 돈을 주나보다~
아니면 배터리 그냥 일반 쓰레기로 버리는 사람들때문에
환경이 오염된다는 교훈을 배우게 하려는 교육방식인가보다~~
생각하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침 우리가 다 쓰고 마트 갈 때 들고가서 버려야지~ 하고
마트 갈 때 한 번도 기억해낸적이 없어서 묵혀둔 건전지 네 개가 생각나서 얼른 주고
서로 땡큐~~ 하며 바이바이 했다.
(여기까진 우리 모두 해피엔딩ㅋㅋㅋㅋㅋㅋㅋ)
노르웨이 교육은 이렇게 몸소 이웃집 문을 두드리며 실천하게 하는구나.
정말 다르구나 생각이 들었지만 혹시나하며 찜찜한 마음에 바군에게 물어봄
족발얘기하다가 급 주제 바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두 명의 여자아이가 와서 배터리 달라고 물어봤다. 그래서 난 우리가 사용한 배터리를 줬다.
내가 잘 한거냐.... 아님 내가 뭔가 잘못한거냐..... 했더니 바군이...
그 아이들 아마 새 배터리를 원한 것 아니냐며...ㅠㅠ
왜 그들이 다 쓴 배ㅌㅓ리를 원하겠냐며..........
오마이갓 ㅠㅠ 나 다 쓴 거 줘버렸는데..................
바군은 계속 웃고...
우리 그럼 배터리 버릴 필요 없겠네 라고 말하고 있다...^^........
응... 우린 버릴 필요가 없지.. 왜냐면 내가 그 순진한 아이들에게 버렸으니까...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그랬더니 이제 그 아이들은 다시는 우리집에 오지 않을거라며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아이들은 이 날 집에 가서 엄마에게
"엄마, 우리 이웃집에 이상한 언니가 살고 있어........ㅠㅠ" 라며 울분을 토했겠지.
미안해... 언니가 노르웨이어 열심히 배울게 ㅠㅠ
노르웨이어 공부 안 한지 한 달이 다되어가는데... 이렇게 자극을 받게 되었다...
그 나라에서 사는 사람이라면, 그 나라 언어를 배우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는 것을
이렇게 몸소 다시 깨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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