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디 7,700km ✈︎ 그래도 사랑하니까/노르웨이 : 170401~170707

노르웨이 일상 : 국제커플 첫만남, 우리가 올레순공항에서 처음 만난 날.

노르웨이펭귄🐧 2018. 6. 8.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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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일상 : 우리가 처음 만난 날,


나를 떠난 반려견 그리고 나를 찾아온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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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9일. 이 날의 노르웨이 일상.

바군과 처음 만난 날. 그리고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담비가 떠난 날.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아침에 조금 늦게 일어났다.

이모가 내가 먹을 아침식사거리를 준비해 이렇게 망으로 덮어두셨다.








따뜻한 커피와 차가운 우유.

그리고 다양한 재료들과 함께 준비되어있는 빵.


내 플레이트 오른쪽 위에 있는 것이 노르웨이 브라운치즈이다.



빵에 브라운치즈 한 장 올리고, 그 위에 딸기쨈이나 블랙베리쨈 같은 베리쨈을 발라 먹는다.




개인적으로 노르웨이 치즈 브라운치즈는 너무... 진한 맛이 강해서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난 지금 화이트치즈도 소스 없으면 잘 못먹는 치즈 초보자이기 때문에...ㅋ







늦은 아침 겸 이른 점심을 맛있게 먹고,

방에 돌아가 올레순공항으로 바군을 픽업갈 준비를 했다.


준비를 하던 도중 한국에 있는 엄마로부터 연락이 왔다.



"담비가 죽었다."



아이폰 미리보기로 이미 메시지를 확인했지만

차마 더 들어가서 읽기 무서웠다.


내가 한국을 떠나면서 가장 걱정했던 것이 내가 돌아왔을 때 담비가 없는 것이었는데.


그 일이 결국 생겨버렸다.

그것도 바군을 만나러 가기 바로 직전에.





엉엉 울다가, 그래도 바군을 만나러 가지 않을 수는 없기에,

티슈 챙겨 올레순공항으로 가는 버스에 올라탔다.



국제커플인 우리의 첫만남은, 바로 올레순 공항에서였다.



바로 직전,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6개월을 왔다갔던 바군,

그리고 노르웨이에서 3개월 있을 예정이었던 나.


우리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았는지, 소개를 시켜줬다.




그렇게 알게 된 바군을,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내가 너무 사랑했던 담비가 떠난 날, 지금 내가 너무 사랑하는 바군을 만났다.








< 올레순공항에서 바군의 비행기를 기다리며 >



그렇게 바군이 나를 만나러 우리 이모댁에 오게 되었다.

사실 이모가 노르웨이 친구가 한식 좋아하면 맛있는 거 많이 해주시겠다고 하셔서,

바군을 초대하는 것도 좋은 생각인 것 같았다.


이번이 아니었으면 내가 한 달 뒤 오슬로에 방문했을 때 만났을 것이다.




우리 이모댁에서 머문다는 것이 바군에게도 참 불편했을 텐데,

지금 얘기하면 그저 내가 너무 궁금했기에 한 달을 더 기다릴 수 없었다고 한다.


고마워, 너의 그 추진력이 우리가 더 빨리 사랑에 빠지게 만들어줬어. 








< 우리가 처음으로 같이 먹었던 음식, 짬뽕 in 노르웨이 >



"어... 어.... 핼로우.."


라는 어색한 인사와 가벼운 포옹으로 첫 인사를 나누고,

우리는 어색함에 말 없이 조용히 버스를 타고 이모댁으로 향했다.



내가 처음 만난 사람에게 낯가림을 많이 하는 편이기도 하고,

바군도 막 외향적인 성격은 아니라서 그 어색함이 더욱 어색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날 15년을 키웠던 강아지가 무지개다리를 건넜기에,

뭔가를 웃으며 얘기할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


(물론 바군에게는 이 이야기는 그 날 밤에 했다. 만나자마자 하면 분위기가 더 다운될까 봐)




그리고 이모와 이모부가 우리를 데리러 버스정류장에 나왔을 때,

이모가 나 대신 노르웨이어로 바군에게 궁금했던 것을 마구 물어봤다.


ㅋㅋ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내 영어가 부족하기도 했고

어색함도 참 컸는데, 이모가 노르웨이어로 바군과 얘기하고 나에게 한국어로 통역해주고

하면서 ㅋㅋㅋ 우리도 그 과정이 재밌어서 마음이 점점 편해졌던 것 같다.




그리고 이모는 매운 것을 좋아한다는 바군을 위해 짬뽕을 해주셨다.








바군이 나에게 준 첫 선물이다.


< The social Guidebook to Norway >


바군이 첫 장에 가득 편지를 써서 줬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우리의 문화차이에 대해 이해할 수 있기 바라며 준다며..




그래서 나도 다음에 바군이 한국에 놀러왔을 때,

영어로 된 한국의 문화에 대한 책을 선물했다.



그 책은 다니엘 튜터의

"한국: 불가능한 나라(Korea: The impossible country)" 였다.



내가 안 읽어본 책을 선물할 수는 없으니 나도 읽었는데, 한국의 간단한 역사부터

술문화와 데이트문화까지 잘 설명되어있다.


문제는 바군이 학교일에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한국어 공부할 시간이 없어지고, 이 책을 읽을 시간도 없어서 못 읽고 있음..ㅠㅠ





아무튼 그 때의 내 영어실력은 매우 나빴기때문에,

바군이 이 책을 설명해주면서 흥미있는 부분을 좀 읽었고

노르웨이의 문화에 대해 설명해줬었다지.




처음 만났는데 강아지 얘기하면서 눈물 질질 짜기도 하고,

그렇게 우리는 점점 더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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