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디 7,700km ✈︎ 그래도 사랑하니까/노르웨이 : 170401~170707

노르웨이 일상 : 길 잃은 외국인을 도와주는 친절한 노르웨이 사람들

노르웨이펭귄🐧 2018. 6. 7. 17:38



✽ ✽ ✽ ✽ ✽ ✽ ✽ ✽ ✽ ✽




노르웨이 일상 : 몰데공항에서 올레순 집으로 가는 길,


길 잃은 외국인을 도와주는 친절한 노르웨이 사람들이야기.



✽ ✽ ✽ ✽ ✽ ✽ ✽ ✽ ✽ ✽






홀로 계획없이 훌쩍 떠났던 폴란드 그단스크 여행을 마치고,

그단스크공항에서 위즈에어를 타고 노르웨이 몰데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 도착해서 원래는 몰데공항에서 이모네 집 근처 정류장(쇼홀트)까지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있는데(내가 노르웨이에서 출발할 때 탔었던 버스),


그 버스를 찾으려고 공항을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했었다.



근데... 내가 도착한 날이 마침 토요일이라 그런지, 버스가 거의 다니지 않는 듯 했다.ㅠㅠ





나.. 집에 가야하는데.........

어떻게 해야하나 발을 동동 굴리며 일단 가까운 버스정류장을 찾아가보기로 했다.



근데 몰데공항에서 버스정류장을 찾는 것도 어려웠을 뿐더러..

공항에서 나온 사람들이 가는 쪽으로 나가고 싶은데 워낙 공항이 작아 사람이 없었다.








기적적으로 어떤 아주머니 한 분이 길을 건너 버스정류장처럼 생긴 곳으로 걸어가는 것을 보고


"익스큐즈미!!!!!!"


를 외치며 뛰어갔다.




"나는 쇼홀트에 가야하는데... 버스정류장을 못 찾겠어..."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되지도 않는 영어와 바디랭귀지를 쓰며, 여차저차 설명을 했다.




운이 좋게도 그 아주머니는 내 발영어를 알아들으셨고, 나에게 설명해줬다.



"쇼홀트에 가는 버스는 토요일이라서 오늘 있을지 잘 모르겠어. 확신하지 못해.

하지만 올레순으로 가는 버스는 확실히 있어. 내가 그 버스를 탈 거야.

올레순에 가면 쇼홀트로 가는 버스들이 많이 있을 거야. 나랑 같이 올레순으로 가자."



라고 얘기해주셨고, 한 번에 가는 버스를 타면 될 줄 알았던 나는

뜻밖의 어려워진 귀가길에 나는 조용히


"쇼홀트 한 번에 가야되는데..ㅠㅠ"


만 중얼거리고...




아주머니는 영어를 잘 못하는 내가 이해를 잘 못했을까봐 걱정되었는지

계속 설명해주셨다.


"투데이 이즈 세터데이"


이 말을 반복하며... ㅜ_ㅜ






결국 그 아주머니와 함께 버스를 기다리고, 아주머니는 버스를 탈 때까지

책임감을 갖고 나를 계속 지켜봐주셨다.. 하하.



아주머니는 가는 길에 내릴 거고, 혼자 남아 올레순까지 가야하는 내가 걱정되셨는지..

버스를 탈 때도 아주머니가 먼저 올라타서 버스기사 아저씨께 뭐라뭐라 설명하셨다.


버스기사분께 내 상황설명을 해주고

내가 올레순에서 내려서 쇼홀트 가는 버스를 타야한다는 것까지 설명하는 것 같았다.




버스 타서 내가 요금내려고 하니까 아저씨가 손을 막 흔들며 내지말라고...

ㅠㅠㅠㅠㅠㅠㅠ 노르웨이 버스비 79크로네(만원이 넘는 가격)인데,

길 잃은 외국인이 안타까웠는지,

타지 않아도 될 버스를 탄다고 생각하시고 버스비도 받지 않으셨다.







< 그 와중에 버스타고 가는 길, 노르웨이 풍경은 예쁘다. >



그리고 그렇게 그 아주머니는 중간에 내리고...


버스기사 아저씨가 나를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안내한다는 사명을 이어받아

가는 길에 올레순 버스정류장에도 전화해서 내가 타야하는 버스 번호와,

버스 승강장 넘버까지 알아낸 뒤 나에게 설명해줬다.




노르웨이 사람들 가만 보면 무표정이고 차가워보이는데...

이렇게 도움을 요청하면 참 친절하다.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ㅠ_ㅠ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올레순 버스정류장.

여기서 내려서 다음 버스를 갈아타기 위해 기다려야했다.







이 캐리어 끌고 이게 뭔 고생인가 싶다가도..ㅠㅠ









버스 기사 아저씨가 같이 내려서 이 안으로 데리고 들어오더니,

버스 시간표를 설명해주며...


"네가 타야할 버스는 100번 버스야. 그리고 승강장은 저기 3이라고 쓰여 있는 곳이야.

여기에 앉아서 밖에 쳐다보다가 100번 버스가 들어오면 가서 물어봐.

[I want to go sholt.] 라고 얘기해. 다른 얘기는 할 필요 없어."







여기... 여기에 꼭 앉아서 저 밖에 100번 버스가 오는 지 확인하라고 신신당부하셨다.

화장실 갔다가 나오시면서도 내가 이 자리에 앉아있는지 계속 확인하심.



친절한 노르웨이 사람들...

너무 고마웠어요.







저 1번 승강장 쪽에 서있는 버스가 내가 타고 왔던 버스.

그리고 앞에 보이는 3과 4 숫자 써있는 곳이 승강장 넘버이고,

내가 타야하는 곳은 3번 승강장.ㅋㅋㅋㅋㅋㅋ


저 앞에 서서도 한 번 설명해주심.


"아이 원 투 고 쇼홀트" 라고 얘기하라고...









그렇게 만난 100번 버스.

감격스러워서 사진을 찍었다.

목적지에는 쇼홀트가 적혀있었다. 아저씨 말대로!








지난 번에도 언급했듯이,

몰데공항으로 가는 길에는 페리를 타야하는 구간이 있어서.

버스 채로 페리에 탑승한다.


그래서 버스를 탈 때 내가 어디를 갈 지 목적지를 기사에게 얘기하면

이렇게 표를 끊어서 주는데, 페리 가격은 따로 계산하기에 영수증도 두 개이다.



버스비는 79kr(약 11,000원)

페리 탑승비용은 42kr(약 5,700원)



그래서 총 비용은 약 17,000원 정도였다.








불안한 마음과 이번에는 꼭 집에 잘 가겠다는 신념 하에,

지금 어디인지 알려주는 저 스크린이 가장 잘 보이는 맨 앞자리에 앉았다.






사람도 많이 없다.

주말에 노르웨이 사람들은 집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서 그럴까.







드디어 떠나요. 올레순버스정류장.


다음부터는 몰데공항에 토요일에 도착하든 일요일에 도착하든,

상관없이 집에 잘 갈 것 같다.







이번에도 역시 페리를 타러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불안해서 버스 안에서 내리지도 않았다.

화장실도 안 갔다.

혹시 버스 기사분이 나 잊어버리면 어떡해..











쇼홀트에 가까이 온 것 같은 풍경이 나온다.








쇼홀트 정류장에 내려서, 드디어 이모와 이모부를 만났다.

ㅠㅠㅠㅠㅠㅠㅠ 한국어가 얼마나 하고 싶었던지.

이모와 이모부에게 오늘 있었던 일과 폴란드에서 기차 벌금 낸 이야기,

그리고 그단스크 공항에서 위즈에어 수화물 벌금 낸 이야기까지.


나의 첫 혼자 여행기를 마구 늘어놓았다.









그리고 드디어 맛보는 맛있는 한식.

갈비찜과 김치, 그리고 다양한 장아찌 종류의 밑반찬들.


누가 여기를 노르웨이라고 생각하겠어. :)


















* 공감 및 댓글은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공감 버튼 꾸욱 눌러주세요 :-)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