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이의 끄적임

Norskkurs, bytte klasse?

노르웨이펭귄🐧 2020. 6. 12. 22:34







어제 저녁에 기쁜 소식이 있어서 오늘 블로그에 기록을 남긴다.





2월 말부터 노르웨이어학당 시작하고,

일주일에 세 번 나가는데 그거 2주, 그러니까 여섯번 수업하고 코로나때문에

온라인수업으로 바뀌고.


온라인수업을 한 달 넘게 하다가 다시 일주일에 두 번은 어학당에 나가기 시작했다.





사실 노르웨이에서 지낸지 일년 반이 되었으니..

짧은 시간을 지낸 것은 아닌데 어학당 시작하기 전까진 노르웨이어 공부를 정말 안했었다.




딱히 의욕이 없기도 했고,

일단 일 년은 결혼준비한다고 온 정신을 거기에 다 쏟았기에 공부할 시간도 없었다.




그리고 한국에서 결혼식 끝나고 노르웨이로 돌아와서는 꽤나 울적했었다.

바군도 그 때를 기억한다고 했다. 내가 너무 무기력해보여서 걱정되었다고 ㅋㅋㅋㅋㅋㅋ


생각해보면 여기 오기 전까지 열심히 일하면서 살았던 나였고,

직장 그만두고 여기 와서는 열심히 결혼식 준비를 했던 나였는데.(이때 내 직업은 웨딩이었다며 ㅋㅋㅋㅋ)







결혼식까지 끝나고 노르웨이로 다시 돌아오니 갑자기 할 게 없어졌다.

게다가 노르웨이 가을 겨..........^^... 얼마나 우울하게요.ㅠㅠ




그래도 그 땐 여행을 정말 많이많이 다녔다.


(한국 6주 머무르다가 10월 초에 귀국. -> 12월 초에 테네리페 여행 -> 

12월 말부터 1월 초까지 동유럽 여행 ->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바르샤바여행.

그 이후로 코로나때문에 걱정되서 비행기는 안타기로 했고,

3월 초에 스웨덴&노르웨이 1박 2일 쇼핑 겸 자동차 여행 다녀옴.)








사실 스스로 걱정이 많이 되었다.

노르웨이어 내가 잘 배울 수 있을까?


여기서 평생 살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일단 내 남편이 노르웨이사람이고

내 남편의 가족이 다 노르웨이사람이니까 나에게 노르웨이어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인데.



영어도 완벽하지 않은 내가 노르웨이어를 잘 배울 수 있을까. 하면서.









어학당 시작하기 전에 간단하게 미팅을 하는데 그 때 미팅하는 분이

학생의 수준에 맞춰서 반 배정을 해준다.



당시에 난 노르웨이어 읽을 줄도 몰랐지만,

학사 졸업, 영어 수준은 상으로 적으시더니 지금 반에 배정되었다.






아마 어떤 언어든 글을 읽고 쓰는 것이 가능하고,

고등교육 이상 마친 사람들이 우리 반에 배정되는 것 같았다.



어학당 첫 날, 알파벳 읽는 것부터 시작했다.

사실 수업을 노르웨이어로 진행하는데 알파벳도 읽을 줄 모르는 내가 거기 앉아있으니

수업 진도를 따라가는게 너무 어려웠다.ㅠㅠ



그러다가 코로나로 2주만에 온라인수업으로 바뀌었고,

오히려 그게 나에겐 뜻밖의 기회가 되었다.







한국인의 공부법이 여기서 진가를 발휘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혼자서 책 읽고 모르는 단어 다 찾아가면서 이해하고,

웹사이트 들어가서 다이알로그 듣고 이해안가면 안되는 놀웨이어로

(선생님 눈엔 괴상했을)문장들 써서 질문하고.


답변도 노르웨이어로 받으면 그거 해독하고

(해석이라고 하고 싶지 않다.. 나에게 그 메일들은 암호 해독과 같았다..)

이해하는데 진짜 한 시간이 더 걸리기도 했다...........




하지만 난 의지의 한국인!!!!!!!!!!!

게다가 궁금한 것 있으면... 궁금해서 미쳐버릴 것 같아서

계속 선생님한테 시도때도없이 이메일보내고 그러면서 셀프 스터디를 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다같이 어학당에서 다시 모여서 수업을 듣는데

와우. 신기하게 선생님이 설명하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수업을 따라갈 정도는 되었구나 하면서 너무 기뻤고,

숙제 내주는거 열심히 해가고

궁금한거 진짜 미친듯이 질문하고 반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떤 날은 이메일 하나에 질문만 아홉개였다 ㅋㅋㅋㅋㅋㅋㅋ

(프로질문러)











그리고 월요일에 이번 학기에 배웠던 챕터 테스트를 한다길래

그런가보다 하고 말았었고(항상 챕터 하나 끝나면 테스트를 했었어서 그런가보다~)


그래서 테스트에 별 생각이 없기도 했고,

심지어 주말동안 부부의세계 보느라 책 한 번 펼치지도 못했는데




어제 이런 이메일을 받았다.








안녕 펭귄아!

8월에 새학기가 시작될 때 우리반에 더 많은 학생들이 올 예정이라고 했던 것 기억하니?

내가 너 시험 결과를 보고 좀 생각해봤어. 8월에 윗 반으로 올라가는 것은 어떠니?

그럼 그 전까지 두 세개의 챕터를 혼자서 공부해야하는데 내 생각에 넌 할 수 있을 것 같아.


물론 네가 이 반에 그대로 있고 싶어도 괜찮아.

하지만 아마 네가 진도가 느리다고 느낄 수도 있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줘.






꺄아아아아아가가악!!!!!!!!!!!!!

메일 받자마자 너무 뿌듯해서 바로 "응!!!!!!!!!! 나 윗 반 갈래!!!!!!!" 대답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 저 우등생이라 윗반으로 올라가여!!!!!!!!

네!!!!! 자랑입니다!!!!!!!!!!





바군은 내가 질문을 너무너무 많이 해서

이 선생님이 일부러 나를 다른 반으로 보내려고 머리 쓴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는데

(쒸익쒸익)







어쨌든!!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메일 받고 갑자기 오늘 노르웨이어 공부가 하고 싶어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원래 몬스테라 삽수 심어주려고 했는데...

다음주로 미루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글만 쓰고 얼른 공부하러가야징(사람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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