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디 7,700km ✈︎ 그래도 사랑하니까/한국 : 180322~180402

[18.03.29.] Will you marry me? 프로포즈 이야기 -포천, 명성산

노르웨이펭귄🐧 2018. 4. 26. 23:07




18.03.29. 일상 in 포천




이 글을 보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냐만은.

애초에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는 "기록"이 가장 큰 의미니까.



그래요. 저 프로포즈 받았어요!!!!!!!!!!!!!!




내가. 프로포즈를 받다니!

그것도, 외국인한테!!

노르웨이 남자한테!!!

한국에서!!!!

내가 계획한 여행에서!!!!!



내가... 서프라이즈 프로포즈를 받다니!!!!!!

영어로...... 프로포즈를 받다니...ㅋㅋㅋㅋㅋ



아 모든 것이 참 의외인 상황이지만,


어쨌든. 나는 프로포즈를 받았고,

남자친구로 함께 포천으로 여행을 갔던 바군은


피앙세가 되었다.






그 날의 기록, 시작!








전날 과음을 한 우리.


12시 쯤 일어나서, 된장찌개에 밥 말아 먹고 ㅋㅋㅋㅋㅋㅋ

(나 외국인이랑 여행 온 거 맞나)



오늘은 명성산으로 소박한 등산을 가기로.





근데 미세먼지가 나쁨이라서 ㅠㅠ

사실 고민했다. 마스크 쓰고 등산은 좀 오바잖아.....




바군에게, 좀 그러면 우리 그냥 숙소에서 스파나 하면서 쉴까? 했더니 바군이 


잠깐이라도 나가서 걷자며...ㅋㅋㅋㅋㅋ



나중에 생각해보니 프로포즈 해야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나가지 말자고 해서 긴장했다고 ㅋㅋㅋㅋㅋㅋㅋ







암튼.

바군이 나가자니까, 그래 하고 커플 티 입고 ㅋㅋㅋㅋ(이것도 바군이 입자 그래서 ㅋㅋㅋ)

명성산에 억새 구경하러 고고싱.









우리는 억새꽃밭 까지만 올라가기로 했었고,

힘든 코스는 아니었다.



가는 길 표시가 잘 되어있었으며,

돌산이라서 편한 신발을 신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단화를 신은 바군과 나도 오를만 했다.





중간에 폭포가 있어서 다리를 건너는데, 뒤 따라오는 바군을 내가 찍어줌.



빛이 마음에 든다며 바군은 저 사진을 굉장히 마음에 들어했다지 :-)









천~~~~~천히 걸어서 올라갔더니

1시간 정도 걸렸다.



이렇게 억새밭이 보인다!



사실.. 억새꽃 축제를 하는 기간이었다면 더 예뻤겠지만,

우리가 갔던 3월에도 충분히 예뻐서 다행이었다.




게다가

사람이 1도 없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람 많은 것을 싫어하는 바군과 나로써는, 참 좋은 등산이었지.







사실 올라가다가 ㅋㅋㅋㅋㅋ


바군이 발에 뭐가 들어갔는지, 찔렸는지.. 계속 불편하다고 그래서 ㅠㅠ

몇 번을 멈춰서 발을 봐주고 계속 여기저기 쑤셔보고 빼보고 했었다.



내가 그냥 숙소 다시 가서 쉬자니까

아니라고 자기는 갈 수 있다고 ㅋㅋㅋㅋㅋㅋ


그랬었는데.. 이게 다 프로포즈 때문이었구나... ㅠ_ㅠ




나중에 물어보니 본인도 너무 걱정했는데

정말 참을 만 했기에 올라간 거니 괜찮다고..ㅋㅋㅋㅋㅋㅋ









이 길이 참 예뻤다


쭉 따라서 걸어올라가면, 좀 높은 곳에서 아래 우리가 걸어온 길을 볼 수 있다.









아직 올라가는 길.


바군은 어디서 프로포즈를 할 지 계속 생각 중이었다고 했다









다 올라와서 찍은 모습






억새꽃들이 많이 있다.

명성산 억새꽃밭.








파노라마도 한 번 찍어봤다.


작게 보이는 저 길이, 우리가 올라온 길이다. (아까 그 계단 길)




사람 없고, 조용하고, 경치 좋고, 날씨도 좋고...


참 모든 것이 다 좋았다.








(바군 배가 나온 게 아니라 주머니에 물병이 있음ㅋㅋㅋㅋㅋ)




바군도 사진을 열심히 찍더라.

원래 사진 잘 안찍는 바군인데... 예쁘다고 계속 얘기하길래

여긴 정말 마음에 들었구나. 다행이군.


이라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ㅎㅎ







10분 정도 사진을 찍고,


내가 마지막으로 바군의 저 사진을 찍은 뒤에

"이제 가자" 라고 말했더니



"잠깐만. 너에게 물어볼 것이 있어"



라며, 바지 주머니를 뒤적 뒤적........




오마이갓... 설마.. 지금... 여기서...?


라는 느낌이 퐉!!!!!!!!







반지를 꺼낸 바군.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이런 이야기를 했다.



"빈, 요 몇 일 동안 내가 자기 전에 마지막으로 보는 얼굴이 너고,

눈 뜨자마자 가장 처음으로 보는 얼굴이 너였어.


나는 그래서 너무 행복해. 지금도 같이 있는 이 시간이 너무 행복해.

앞으로도 매일 내가 처음 보는 얼굴과 마지막으로 보는 얼굴이 너였으면 좋겠어.



나랑 결혼해줄래?"




짧은 프로포즈 멘트였지만,

바군의 진심이 너무 잘 느껴져서.


내가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무릎 꿇고 있는 바군에게 뽀뽀를 해주고.


"of course, I will!"







노르웨이에서 명성산 갈대밭까지 온 다이아반지.


정말,

"프로포즈링"

하면 생각나는 그 다이아반지. 그 디자인.


정확한 그 디자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심플한 반지가 좋았어서

정말 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기가막히게 정확한 나의 사이즈.



반지 사러 갔을 때

본인의 새끼손가락보다 좀 더 얇다고 생각해서 그보다 한 두 사이즈 정도 작게 샀다는데


너무 잘 맞아서 진짜 둘다 소름돋게 놀랐다 ㅋㅋㅋㅋㅋㅋㅋ






헤헤..

2월 말에 이미 구입했다고 한다.



속초를 원했던 것도, 바다에서 일출을 보며 프로포즈하면 좋을 것 같아서였고.

피곤하고 미세먼지가 많은 날씨에도 밖에 나가자고 한 것도 프로포즈를 하기 위해서였고,

오늘 발바닥이 아픈데도 계속 산을 올라가자고 했던 것도 예쁜 풍경이 있는 곳에서 프로포즈를 하고 싶어서였다.





사실, 이번 여름에 노르웨이에서 하려고 생각했었다고 한다.


그리고 여름에 하면 지금은 학생인 바군이 졸업 후라서,

반지에 돈을 더 쓸 수 있으니 큰 다이아 반지를 사주고 싶었다고 한다.



근데 나와 결혼에 대해 빨리 계획을 시작하고 싶어

학교다니며 알바비 모아 모아 산 작은 다이아반지.



바군, 나는 항상 말했지만 나에겐 너의 마음이 가장 중요해.

나는 네가 정말 돈이 없어서 반지를 아예 사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내 대답은 같았을 거야 :-)


이런 나를 잘 아는 너니까

너의 기준에선 작은 다이아 반지를 여름 전에 샀겠지.








남자친구 여자친구로 오르기 시작한 명성산


약혼자가 되어 내려오고 ㅋㅋㅋ 바베큐 굽기 시작하는 내 피앙세 바군.



*외국 문화에서는 대부분 "약혼"에 의미를 크게 두는 것 같다.

약혼이라고 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약혼식 그런 것이 아니라

결혼을 계획하기 전에, 커플 중 한 쪽이 "프로포즈"를 하고,

상대방이 "예스"를 하면, 그 둘은 약혼상태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바군도 실제로 프로포즈 하는 것에 대해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다.



프로포즈와 약혼, 결혼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포스팅 할 예정이다.








고기 구우며 불쇼 하는 내 피앙세


그렇게 우리는 약혼을 자축하며 소맥을 들이마셨다







보면 볼 수록 마음에 쏙 드는 내 약혼반지.


물가 비싼 노르웨이에서,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 많았어~



앞으로 내가 항상 끼고 다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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