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노 : 국제커플이야기

국제커플 : 국제연애를 하며 생긴 취미생활 -인형 아닌 남친 옷 입히기

노르웨이펭귄🐧 2018. 6. 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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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일상 : 국제연애를 하며 생긴 나의 새로운 취미생활,


인형 아닌 남친 옷 입히기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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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군은 지금 학사
 졸업을 앞두고 있다.

그래서 직업을 구하기 위해 요즘 열심히 어플라이하고, 면접보러 다니고 있다.



노르웨이 취업이 정말 힘든 나라라는 것을 알기에,

이 얘기는 바군이 직업을 구하기 전까지는 굳이 언급하고싶지 않았지만..


쨌든 일상 기록을 위해.



이 날 바군의 second interview가 있는 날이었고,

아침 일찍 기차를 타고 출발해야하는 바군.








노르웨이 취업 면접은 최소 2번 이상이 된다.

그래서 바군이 옷을 입는 것이 헷갈릴까 봐, 내가 정해준 옷이 있다.


첫번째 인터뷰 복장, 두번째 인터뷰 복장, 그리고 세번째 인터뷰 복장까지.

ㅋㅋㅋㅋㅋㅋ 네번째 인터뷰가 있는 곳이라면... 그 땐 새로 코디해야지.



이 날은 두번째인터뷰니까, 두번째인터뷰 복장 입고 준비중.







셔츠, 팬츠, 페이크삭스까지 다 이번에 바군이 한국 왔었을 때 내가 사준 옷들인데,

너무 예쁘게 잘 맞고 이렇게 면접 볼 때 입게 되니 참 뿌듯했다.




바군의 인터뷰 복장을 보고 있으니, 국제연애를 하며 생긴 나의 새로운 취미생활.

바군 옷 입히기 놀이가 생각났다.


바군이 한국에 올 때마다 그 시기에 맞춰 내가 옷을 사놓는다.




노르웨이 옷은... 비싸고 별로 예쁘지 않다.

이번에 바군 왔다갔을 때만 해도 바군 티셔츠 말고도 셔츠만 8개는 사준 것 같다.






그리고 두 개 더 사서 내가 이번에 들고왔는데 사이즈 잘 맞아서 다행이다.





바지는 3개를 사줬었고, 이번에 1개 더 사서 내가 또 들고왔다.


근데도 더 사주고 싶은 여자친구 마음..ㅠㅠ

바군이 워낙 옷에 욕심 1도 없는 상 북유럽남자라서 그런가,

옷장이 엄청나게 텅텅 비었었다.



그리고 옷을 한 번 사면 목이 늘어나도, 웬만한 구멍이 생겨도 그냥 계속 입는...

그런 상남자...^^




작년에 바군을 처음 만났을 때, 한동안 바군이 갖고 있는 옷들로 인해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때가 있었다.


내가 옷을 잘 입고 관심이 많다는 것이 아니라,

그래도 나는 구멍이 있는 옷을 입지는 않는단 말이다...ㅠㅠ









내가 싫어했던 시스루 화이트 티셔츠.

속이 훤히 비치는 티셔츠...

내가 이거 입고 밖에 나가기만 해보라고 했었다지...







그 시스루 티셔츠는 목도 이렇게 늘어져있었다.







다른 옷도 역시 마찬가지.





내가 제일 싫어했던 파란색티셔츠...


바군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옷인지 일단 물어본 후에,

그런 것이 아니라 그냥 있어서 입는 옷이라고 대답을 들은 뒤.



바군 지난 번 한국 올 때 이 옷 입고 오라고 한 다음에

이 옷 버리고 내가 새로 사준 옷으로 싹 바꿔줬다.






그래서 나는 오히려 바군 옷을 사주는 것이 재미있었다.


인형옷입히기 놀이를 하는 기분이랄까?

내가 입히고 싶은 옷을 사서 갖다주면, 바군은 군말없이 그대로 입는다.


그리고 그 옷들이 예쁘게 어울릴 때 그 쾌감... 크.






그렇게 시작된 나의 남자친구 옷 입히기 놀이.

(괄호 안의 난이도는 내가 바군에게 새로운 옷을 도전하는 것에 대한 설득 난이도..ㅎㅎ)





1. 자켓 (난이도 ★)




자켓은 정말 바군이 갖고 있는 옷이 없어서 사준 품목.

코트도 하나도 없어서, 어디에나 입을 수 있게

얇은 검정색 코트를 사줬다.


너무 마음에 든다며 이번 3월 내내 입고 다녔음. :-)



이 맛에 옷을 사주는 것 같다.







2. 셔츠+맨투맨 혹은 니트의 조합 (난이도 ★★)



니트나 맨투맨 같은 두꺼운 옷 안에 셔츠나 남방을 입는 것을

불편하다며 이해하지 못했던 바군.


목에 살짝 보이는 셔츠의 카라가 멋진 것이라며 설명의 설명을 거듭했지만 실패.



"추우니까 두 겹 입고, 실내 들어가서 더울 땐 니트 벗으면 실용적이잖아."

라고 설명하자 결국 성공.







3. 후드티 (난이도 ★★)




남자들에게 그 흔한 후드티도 바군은 하나도 갖고 있는 것이 없다길래,

커플로 구입한 후드티.


모자가 불편하다며 싫어했었는데, 커플로 샀다니까 좋아해줬다 다행히..

녹색은 좀 고민했었는데, 녹색도 잘어울리는 바군.








4. 빨간색 맨투맨 (난이도 ★★★)



남자가 어떻게 빨간색 옷을 입을 수 있냐며... 몸서리치던 바군.

내가 이미 샀다니까 받아들이더니, 생각보다 맘에 든다며 잘 적응한다.



빨간색이 잘 어울리는 내 남자친구.










5. 땡땡이 무늬 셔츠 (난이도 ★★★)



이 셔츠를 사주고 싶다고 처음에 사진찍어서 보내줬는데,

한 번도 이런 무늬(도트무늬;;)를 입어본 적 없다며...


몸서리치던 바군.

역시나 그냥 주문해버림.




입혀 놓고 칭찬 계속 해줬더니, 이번에 발표하러 학교 가는 날에도 입고갔다.









6. 흰색 티셔츠, 흰색 운동화 (난이도 ★★★)




흰색티셔츠가 어쩐 지 하나도 없길래(위 언급한 시스루티셔츠 제외),

내가 작년 여름에 독일 여행을 다녀오는 길에 사다줬다.



선물해줬는데도 몇 달을 안 입길래 내가 조심스레



"왜 내가 준 옷 안입어?"


라고 묻자..

뭐 묻을까봐 걱정하면서 생활해야하는 것이 싫었다는

단순한 노르웨이남자 바군.




"그냥 입고 조심해서 먹어!"


라고 말하며 서운한 티를 좀 내자 열심히 입기 시작.

그 결과 지금 옷에 썬크림 묻고 난리남. 






그리고 흰 운동화도 같은 이유로 절대 안 산다는 바군.

흰 운동화는 기본템이라고 생각하는 나.


억지로 억지로 신게 만들었더니, 비오는 날이나

많이 걸어야하는 날 빼고는 나름 열심히 신는다.









7. 페이크삭스 (난이도 ★★★★)




처음 페이크삭스를 접했을 때 이게 양말이냐며 충격받았던 바군.

신발을 신었을 때 양말이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보기 좋은 신발들이 가끔 있다고

설명해줬지만 절대 노이해...



지나가는 한국 남자분들이 신발을 신었으나 맨발처럼 보이는 모습들을 계속 언급해주며,

저 분들도 다 페이크삭스 신은거라고 설명해준 뒤에야 페이크삭스 신기 시작한 바군.


지금은 페이크삭스 10개 갖고 있음.








8. 찢어진 청바지 (난이도 ★★★★★)




사실 작년 겨울에 내가 욕심 내서 바군에게

찢어진 청바지를 입어줬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바군은 경악했었다.

ㅋㅋㅋㅋㅋ절대 싫다고...... 어떻게 그런 바지를 입을 수 있냐고...



고집을 계속 부리던 바군이었는데.


이번 봄에 새로운 옷들(헨리넥카라셔츠, 반팔맨투맨, 슬랙스, 후드티, 페이크삭스 등)을

도전해보더니 결국...



"나.. 이제 찢어진 청바지에 도전해볼 수 있을 것 같아..."


라고 수줍게 얘기하던 바군.

바로 손잡고 찢청 사러 나가서 구입.


지금 바군이 제일 좋아하는 바지다. 저 찢어진 청바지가..ㅋㅋㅋㅋㅋㅋ






사진은 없지만, 이 외에도 바군은 많은 의문점을 품고 있었다.


청바지가 왜 두 개 이상 필요한 것인지,

셔츠 안에 왜 반팔티셔츠를 입어야하는지,

왜 런닝을 입으면 안되는 것인지...(그의 기준 런닝은 시원한데 저렴하기까지 한 아이템이었다..)

왜 청남방과 청바지를 같이 입으면 안 되는 것인지,

아무도 안 보는데 구멍난 속옷을 입으면 왜 안 되는 것인지... 등등.



많은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 남자를ㅋㅋㅋ 설득하는 것이 어려웠었다.








< 볼 때마다 뿌듯한 바군의 옷장 >



하지만 지금은 이케아에서 옷걸이를 대량구매 할 정도로

옷이 많아졌다. 뿌듯뿌듯.









아무튼, 나 스스로 자기만족이 크지만,

내 눈엔 겁나 멋지게 차려입고 인터뷰보러 떠난 바군.


화이팅! 난 항상 네 편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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