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디 7,700km ✈︎ 그래도 사랑하니까/노르웨이 : 180531~180830

노르웨이 일상 : 남자친구가 아파요. (부제: 고마워요 이지앤식스)

노르웨이펭귄🐧 2018. 7. 1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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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일상 : 남자친구가 아파요.


(부제: 고마워요 이지앤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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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워낙 몸이 건강한 편이라 거의 아픈 일이 없다.


맹장수술 할 때도 배가 너무 아팠고 이건 맹장이다 라는 느낌이 강할 정도로 아팠었다.

하지만 배도 고파서;; 밥 먹고 병원에 갔더니

병원에서 맹장수술 하기 전에 밥 먹고 오는 사람 첨봤다고 ...

6시간 기다렸다가 수술해야된다고.......해서 기다렸다가 수술했었다.


그럴 정도로 아파도 밥 잘 챙겨먹는 건강이다.





근데 바군은 잘 아픈 것 같다..😞 (본인은 절대 인정하려하지 않는다)

1년에 대여섯번 아픈 것 같은데, 그 때마다 항상 롱디중이었다. 

장거리연애의 비애.. 아파도 챙겨줄 수 없고, 아프니 영통하기도 좀 그러니 얼굴도 못보고...







근데 바군이 지난 주말 또 아팠다.

발단은 나였다... 더위를 많이 타는 내가, 잘 때 선풍기를 틀고 싶어서 틀었던 것이 화근.

바군은 선풍기 트는 거 싫어해서 내 쪽으로 해놓고 잤는데 그래도 찬 공기가 영향을 끼쳤는지..


다음 날 아침 일찍 출근하던 바군, 컨디션이 좋지 않다며 😢

그래도 성실하고 책임감 강한 남자라 아픈 몸 이끌고 출근 한 바군...





결국...








1시간 거리 아픈 몸 이끌고 출근해놓고.. 3시간 일하고 결국 조퇴를 했다.

한 번도 아프다고 조퇴한 적이 없는 바군인데 ㅠㅠ 너무 미안했다 ㅠㅠ


와중에 해맑게 우리가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난다며 좋아하던 바군..😫




그렇게 바군은 파김치가 되서 집에 왔고, 샤워하고 바로 잠이 들었다.

감기몸살이 난 바군. 이마에서 열이 나서 물수건 적셔서 이마 위에 올려주고

식으면 계속 바꿔주고 ㅠㅠ 잘 자라고 클래식도 틀어주고..


미안한 마음에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뭔가 먹여야겠다는 생각에..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냉장고에 있는 야채들을 보고 카레가 생각났다.







내가 한국에서 네 봉지 들고왔는데 ㅋㅋㅋ 한 번도 바군 안해줬어서,

오늘 만들어줘야겠다! 는 생각에 카레를 해주기로 결정.


수프처럼 떠먹을 수 있을테니 괜찮을 것 같아서 야채 썰기 시작했다.








노르웨이는 감자가 비싸지 않아서 아낌없이 감자 듬뿍 넣고

당근도 넣고 양파도 넣었다. 그리고 목살을 못 찾아서(보통 요리를 바군이 하니까 ㅠㅠㅠ)...

삼겹살도 썰어서 넣었다.









식용유 두르고 달달 볶는 중.

소금간도 하고 후추도 뿌리고. 막 쉐프처럼ㅋㅋㅋㅋㅋㅋ


카레 가루만 있으면 카레가 절대 어려운 요리가 아니라 다행이었다.



그리고 이번 여름 전까지만 해도 냄비로 밥 지을 줄 모르던 내가,

배워서 냄비로 밥도 지었다.🍚








오뚜기카레에는 뒷면에 카레라이스 만드는 법이 친절하게 나와있어서

다른 조리법이 필요가 없당ㅋㅋㅋㅋㅋ 하라는 대로 카레가루랑 물 섞어주고,







잘 볶아진 야채와 고기를 확인하면 물을 부어주고..

김이 올라와서 뿌옇게 사진이 찍혔다 ㅋㅋㅋㅋㅋㅋ 뿌듯뿌듯








나의 첫 냄비밥도 완전 완벽하게 완성되었다.



그리고, 아픈 사람한테 카레가 너무 자극적일까봐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던 중, 요거트를 넣으면 순해진다는 글을 봤다!


그래서 애기들도 먹인다고 ㅋㅋㅋ






나의 변비탈출을 위해 바군이 항상 사두는 내 전용 대용량 요거트가 있으니,

오늘 이걸 사용하기로! ㅋㅋㅋㅋㅋ







카레가루 투하하고, 요거트도 살짝 첨가해서 보글보글 끓여주면 끝.





그 와중 바군은 4시간을 낮잠 자서, 이따 밤에 못 잘까 봐 걱정되서..

깨웠다. 밥 먹으라고.








사실 나도 카레가 너무 먹고 싶었어서 ㅋㅋㅋㅋㅋ

바군이랑 같이 앉아 두 그릇 밥 비벼 먹었당.......









요거트를 넣었지만 그래도 아픈 사람이 먹기엔 좀 강한 것 같아서

바군 카레에는 요거트를 더 넣어줬다 ㅋㅋㅋ


애기들 먹는 것처럼 맛이 순해졌다....


그래도 열심히 한 그릇 다 먹고, 좀 나아진 것 같다고는 하는데... 여전히 열이 있던 바군 ㅠㅠ





다음 날이 바군 알바 쉬는날이라, 이 날이 유일하게 술 마실 수 있는 날이라

삼겹살 파티를 하기로 했던 날인데 하필 아파서 너무 속상해하던 바군...


결국... 바군을 위해 내가 꺼낸 비장의 무기.










한국에서 들고온 진통제 약ㅋㅋㅋㅋㅋㅋ




내가 걱정이 많은 편이라, 항상 여행 갈 때마다 비상약을 챙겨다니는데.

노르웨이에 올 때 바군이 약 없는 거 알고 바리바리 싸왔다.

소화제, 생리통약, 타이레놀, 복통약, 후시딘, 피부염연고, 화상연고 등등ㅋㅋㅋㅋ





바군은 한 번도 저런 약을 먹어본 적이 없다고 한다..😳



노르웨이에서는 아파서 병원에 가서 의사를 만나면 의사가 집에 가서 쉬고 물 많이 마시라고 한다고 함.

(믿을 수 없었다... 그럼 나도 의사 할래...)


그래서 나는 한국에서는 아프면 약국에서 약을 사서 먹고, 그래도 안 나으면 병원에 가서

주사 맞고 병원 처방약 먹으면 바로 낫는다고 했더니... 신기하단다.;









무튼 그래서인지 바군은 약에 대해 거부감이 굉장히 많은 친구였는데...

이 날은 너무 힘들었는지

내가 약 먹을래? 라고 했더니 먹어보겠다고 한다.




약에 써있는 효과 보니까 감기몸살일 때 먹을 수 있는 약이 타이레놀 아니면

내가 생리통약으로 들고온 이지앤6 두 개 뿐이었다.



타이레놀을 먹이려고 했는데,

이지앤식스가 액상형이라 빠른 효과가 나타날 것 같아 일단 이지앤식스를 먹였다.


그리고 한 시간 재웠다.















그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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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적으로 살아나서 베란다에서 삼겹살 구워먹고 소맥 말아드셨습니다...





한 시간 푹~ 자고 일어나더니 "나 지금 괜찮은 것 같아!!!"라며 ㅋㅋㅋㅋㅋㅋㅋ

실제로 이마도 열이 안 남... 아니 이지앤식스 진통제 아닌가...?




무튼

같이 장보러 coop가서 쌈이랑 마늘 등 필요한 삼겹살 재료 같이 사고 돌아와서


드디어 개시한 해피콜 불판으로 !!! 맛난 삼겹살을 구워먹었다.








쓰고나니 이지앤식스 홍보글같이 되었는데...

홍보 목적은 아니었지만 이지앤식스에게 도움은 받았으니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이 날 이후로 바군에게 한국의 약은 "기적의 약"이 되었고,

바군은 내가 한국으로 돌아갈 때 남은 약 전부를 두고 가라고 부탁했으며,

다음에 노르웨이에 올 때는 그 파란 약(이지앤식스)을 세 통 사오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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