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디 7,700km ✈︎ 그래도 사랑하니까/노르웨이 : 180531~180830

노르웨이 일상 : 노르웨이에서 김장하기(라고 쓰고 김장하는거 구경하기라고 읽는다...)

노르웨이펭귄🐧 2018. 6. 3.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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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일상 : 해외에서 김장하기

노르웨이 김치만들기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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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에서 김장하기!

내가 노르웨이에 도착해서 다음 날,

바군과 함께 김장을 하기로 했었다.


한국음식을 엄청나게 좋아하는 외국인 남자, 바군.

나를 만나기 전에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6개월 동안 있다 갔었는데,

그 때 한국음식을 처음 접해보고 신세계를 맛봤다고 함 ㅋㅋ


노르웨이에 돌아와서

김치찌개 앓이를 하다가... 아시안마켓에서 파는 김치를 사보기도 했지만

까탈스러운 바군의 입맛에 전혀 맞지 않았다고 함.


그래서 결국... 직접 만들게 되는 바군ㅋㅋㅋ

작년에 처음으로 김치를 만들었고, 그 김치는 실패했다고 함.(다 버렸다고 함)


그리고 내가 오슬로에 처음 왔었던 작년 5월,

내가 오기 직전에 두 번째 김장을 했고 바군은 성공을 함.

내가 와서 같이 먹었는데 어마어마하게 맛있었다지.


그 이후 7월 쯤 나와 함께 세번째 김장을 하고,

(내가 있는 동안 한식을 많이 먹어서 김치가 금방 없어짐)

가을에 또 한번 바군이 김장을 했는데

그 김치는 내가 12월에 오슬로를 방문했을 때 먹었봤다.

더 맵고 더 맛있었음 +_+


그리고 올 1-2월 쯤, 바군이 다섯번 째 김장을 했는데

뭔가 이상하다고 그러더니.. 결국 그 김치는 아직까지도 남아있다.


난 시식해보지 않았는데 바군이 하도 맛없다고

버려야된다고 그래서 ㅋㅋㅋㅋ시식은 안해봄..


그렇게 우리는 여섯번 째 김장을 시작한다.

나... 국제연애 하고 있는 거 맞지?

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배고프니까 밥 먼저...

아 육개장에 관한 글을 아직 안썼는데 ㅋㅋㅋㅋ

바군이 시험기간동안 먹을 양식이라며 노르웨이에서 육개장 요리를 첫 도전해봄.


내가 재료가 많이 들어가서 힘들텐데... 라고 했는데도

일단 원하면 만들고봐야하는 바군.


열심히 만들더니 ㅋㅋㅋㅋ 시험기간 내내 육개장만 드심

그러고도 내가 왔는데도 남아있어서 어제 마지막 육개장 같이 없앴다.



이 육개장과 관련된 에피소드는 나중에 따로 포스팅하기로 ㅋㅋㅋ




아무튼, 노르웨이에서 한식, 그것도 육개장에 

잡곡을 넣은 밥을 먹으니 ㅋㅋㅋ 배가 든든해졌다.


근데 시차적응이 안되서 ㅠㅠ 막 엄청 몸이 무겁고

힘들었다... 진짜 헤롱헤롱한 것이 딱 그대로였다.


바군이 오늘 꼭 김장을 해야한다며 ㅠㅠ

내가 아프면 혼자서라도 할테니 걱정말라며 그러는데

너무 양아치같잖아 엉엉


밥도 해주고 설거지도 해주고 김장도 하고

나는 먹고 앉아있고 구경하고...


미안해 바군...

내가 얼른 컨디션 회복해서 많이 도와줄게..



이 날 오슬로 아시안마켓에서 구입한 배추 4포기.

원래 5포기를 구입했는데 하나는 꺼내보니 속이 썩어있어서 버렸다고 함 ㅠ

바군이 항상 김치를 baby라 부르는데

너의 아기 버리기 얼마나 힘들었을까... 토닥토닥



암튼 바군이 육개장 데우면서 배추를 미리 소금에 절여놨다.

나는 뭐했냐고..?

머리아파서 침대에 누워있었음........


그래 이번 김장은 같이 했다고 하기엔 양심에 찔리니

바군이 김장하고 내가 사진 찍은 노르웨이 김장스토리 시작!





당근과 부추, 파.

깨끗하게 씻어줍니다~



rice flour (쌀가루)

미리 바군이 만들어놨었다.



고춧가루 투하!



쌀가루와 고춧가루를 휘휘 잘 섞어준다.

이거 섞는 거는 내가 힘내서 열심히 했다..



이런식으로 김치 양념처럼 생긴 소스가 만들어지면 끝.




옆에서 바군은 양념 만들기에 집중

마늘넣고 생강 넣고 양파 썰어서 믹서기에 넣어준다.






믹서기로 쉽게 윙~ 갈아준다.

곱게 곱게 ㅎㅎ



곱게 갈아진 생강 양파 마늘을 아까의 양념에 투하!


이제 섞는 것은 내가 또 잘 섞어준다.

아무생각 하지 않고 숟가락으로 휘휘 계속 젓다보면

아주 잘 저어지고 잘 섞인다 ㅋㅋ


중간에 멸치액젓도 넣어준다!

냄새 으.....

바군이 바로 직전에 만들었던 김치가 실패한 이유가

멸치액젓이 오래되었다고 하는데,

그건 버리고 이번에 새로 샀다 ㅋㅋ

실제로 바군이 갖고 있던 그 액젓은 색깔이 진한 갈색이었는데

이번에 산 건 새까만색 ㅋㅋㅋ 같은 제품인데 ㅋㅋㅋ




잘 섞은 양념그릇을 바군에게 넘겨주면

바군이 파를 송송 썰어서 투하.



당근도 채썰어서 투하!





김치에 당근을 넣는 경우는 많이 못봤지만

바군이 보는 레시피에는 당근이 들어가있어서 ㅋㅋㅋ

항상 그 정석대로 진행하는 바군ㅋㅋ


뭐 당근 몸에 좋으니 나쁠 거 없지 뭐.




깨끗하게 씻고 난 부추도 송송 썰어준다.




부추까지 투하!

이제 무를 채썰어서 넣어줘야하는데

무까지 다 넣고 난 다음에 섞을 예정이라 내 역할은 그저 기다림.




레모네이드 한 잔 하면서 기다리는 중..

머리가 아프고 그러니까 시큼한 게 땡겨서

레몬에이드 벌컥벌컥.





노르웨이 무는 굉장히 신기하게 생김

이게 무다...

원래 아시안마켓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 무를 팔기는 하는데

그 무도 한국의 무랑 다르게 크기가 좀 작고

말랑말랑한 느낌이 있다.


근데 아시안마켓에 무가 없었고 ㅠㅠ

바군은 무가 꼭 들어가야한다며

그냥 집 근처 일반 마트에서 노르웨이 무를 구입.


나는 처음에 바군이 방울토마토를 고른 줄 알았다...





타코 만들어 먹을 때 치즈 써는 이 도구로 ㅋㅋㅋ

무를 채썬다.

이게 무라니... 난 아직도 이 충격이 크다.

무... 무가 저렇게 생겼다니...




채썰은 노르웨이산 무까지 투하.



여기서 내가 나설 차례.

휘휘 또 섞어준다.


건더기가 많아서 섞기가 어렵지만

그래도 힘내서 열심히 영차영차 섞어준다!


그 사이 바군은 소금에 절인 배추를 씻어낸다!





잘 섞인 양념장과 소금에 절인 김치 대령!

이제 양념을 배추에 골고루 묻혀주기만 하면 된다 +_+



바군이 비닐장갑을 착용하고

아기 다루듯이 배춧잎 한 장 한 장 들어서 골고루 양념을 발라준다.


그렇게 한 포기가 끝나면 살포시

플라스틱 용기에 눕혀준다.








진지하게 배추속을 발라주는 바군.

못도와줘서 미안해 ㅠㅠ




열심히 슥슥 바르더니

완성!


예쁘게 줄 맞춰서 진열해놓고 ㅋㅋ

이번에 느낌이 좋다며 좋아하는 바군.




이렇게 장갑이 빨개지도록 양념을 만진 바군은 ㅋㅋㅋ

뿌듯해하며 장갑을 벗는다.





실제로 양념 맛도 괜찮았고

냄새도 좋았고

보기에도 좋다 +_+



노르웨이에서 김장을 또 하게 되다니!ㅋㅋㅋ

바군 덕에 특별한 경험을 참 많이 해보는 것 같다.



이제 맛있는 김치가 되기까지 조금의 기다림만 필요하다!


기다리고 나면, 노르웨이산 김치를 맛 볼 수 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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